[아르헨티나의 유태인회관 폭파사건, 뉴욕의 지하철 폭탄테러, 일본의 오옴진리교 지하철 독가스테러, 그리고 오클라호마 연방건물 폭탄테러, 파리의 지하철 폭탄테러 등 그런 일들은 우리와 먼 나라의 얘긴 줄로만 알았는데 이제 그와 유사한 테러들이 우리 나라에까지 밀려오고 있는 건가요? 세상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참.][그럼 강진숙 씨의 그 외모는요?]강희국이 우희완을 알게 된 것은 어느 회식에서 였다. 촬영을 마치고 술을 먹는 자리에서 그 때까지는 단역배우에 불과하던 우희완이 강희국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녀는 술이 몇 잔 들어가자 건배를 외치며 강희국의 잔에 계속해서 술을 따라 댔고 자신도 계속 마셔 댔다. 술이 거나하게 오르자 그녀는 소매 없는 티를 입어 맨살인 팔을 강희국의 목에 감은 채 노래를 부르는 등 밉지 않은 주정을 해댔다. 술자리가 파할 무렵, 그녀는 술에 만취해 거의 인사불성이 되었다. 강희국은 탄력 있는 그녀의 몸을 부축해 택시를 타고 그녀의 집까지 갔다. 그가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일어나려고 할 때 그녀가 그를 와락 끌어 앉았다. 그리고 그녀의 촉촉한 입술이 그의 입에 와 닿았다.조 형사가 물었다.순석은 전화를 끊고 공중전화박스를 나왔다.[혼자만 너무 떠들어서 미안합니다. 할 얘기가 뭐지요?][말도 안되는 얘깁니다. 우희완을 출연시킨 것은 얼굴이 참신하고 또 극의 주인공과 이미지가 잘 맞기 때문이지 어떻게 그런 얘기는 아마도, 선천적으로 미모를 타고난 우희완이 빠르게 인기를 모아 가자 질투심을 느낀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일 겁니다.] 진숙이 밖을 향해 걸어가자, 경비원 한 명이 크게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 출입문 앞에까지 따라나와 쓰다듬듯이 그녀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툭 쳤다.[15일 밤에는 집에 있었다구요? 그럼, 알리바이를 증명해 줄 사람이 가족들밖에 없나요?][친구들은?][형사님들이죠?][아직요.]H호텔 커피숍은 외국인들과 내국인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 많은 사람 중에 유독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다름 아닌 최 반장과 조

어느 날 오후, 검게 그을린 얼굴로 밭에서 돌아오던 진숙은 개미가 줄을 지어 높은 곳으로 이사 가는 것을 보았다. 그러더니 저녁에는 칠갑산 너머에서 검은 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밤새도록 장대비가 내렸다. 아침이 되어도 비는 그칠 줄을 몰랐다. 그것은 예상대로 변사체가 우희완이라는 것과 감식반이 채취해 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던 지문감식에 대한 보고서였다.눈을 뜨자마자 국발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자신의 방임에는 틀림이 없었으나 너무나 깨끗이 정돈되어 있어 낯설기까지 했다. 더 낯이 설은 것은 출입문 쪽에 한 여자가 등을 보인 채 웅크리고 앉아있는 광경이었다. 국발은 심한 현기증과 갈증을 참으며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이해하기 위해 애썼다. 그러자 지난밤의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떠올라 왔다.어쩌다 그런 비열한 짓을[뉴스가 뭐 재밌다고 봅니까? 그 시간에 다른 방송을 틀면 코미디다 연속극이다 재미있는 것이 얼마든지 있는데]진숙이 생방송을 요구한 시간의 12분 전. 상부기관으로부터 신속한 지시가 내려왔다. 그것은 테러범들과 절대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며, 어떤 일이 있어도 지존파사건 때처럼 테러범들의 요구나 주장이 방송을 타고 전국민에게 전달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다른 것보다도 정치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최 반장은 그녀가 찡그릴 때 생기는 콧잔등의 주름과 웃을 때 입가에서 풍겨 나오는 향기를 감탄하며 보다가 테이프를 비디오에서 꺼냈다.[그래요.]진숙은 고개를 돌려 얼굴을 가린 채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런데도 국발은 지난번 정류장에서처럼 오래도록 바깥에 그대로 서 있었다.[글쎄요? 제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요.][][우리 공주치료감호소는 국내에서 유일한 것으로, 사회보호법 제9조 제1항과 사회보호법시행령 제5조 제1항의 규정에 의거하여 하달된 대통령령 제12232호에 의해 1987년에 개설하였습니다.]그때 강진숙이 끼여들어 배불뚝이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진숙은 술잔을 단숨에 비워 내는 임정현을 보면서 다시